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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처음엔 대만 하면 타이베이만 떠올렸습니다. 예전에 친구와 갔을 때도 타이베이 중심으로 돌아다니며 딤섬에 망고빙수에 야시장까지, 거의 먹방 여행에 가까웠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아이들 손을 잡고 가려니 고민이 달라지더라고요. 바다도 보여주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이고 싶고. 일반적으로 대만 여행이라고 하면 타이베이만 생각하기 쉽지만,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대만은 지역마다 색깔이 확실히 달라서, 여행 컨셉에 따라 도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다른 여행이 됩니다.

    우정여행과 가족여행, 여행코스가 달라지는 이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같은 대만인데, 아이와 간다는 전제 하나만 바뀌었을 뿐인데 리서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친구와 갔을 때는 야시장 영업시간, 빙수 가게 웨이팅 같은 것들만 체크했다면, 지금은 이동 거리, 유모차 접근성, 낮잠 시간대 동선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대만 가족여행이라고 하면 타이베이 시내 관광지를 돌아보는 코스를 많이 추천하는데, 실제로 아이들과 계획을 세워보니 동선 밀도(하루에 얼마나 많은 장소를 이동하느냐의 정도)를 확 낮춰야 한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여기서 동선 밀도란, 하루 일정 안에 방문지 수와 이동량을 얼마나 촘촘하게 채우느냐를 뜻합니다. 어른끼리는 빡빡하게 채울수록 뿌듯하지만, 아이와 함께라면 오히려 비워두는 여백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제가 예전에 타이중에 갔을 때, 타이중 시민 광장(Taichung Civic Square) 같은 넓은 공원에서 현지인 가족들이 피크닉 매트 깔고 여유롭게 쉬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때는 그냥 지나쳤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들 데리고 가기에 딱 좋은 공간이에요. 강아지들도 뛰어다니고, 주말에는 마켓도 열린다고 하니까 아이 입장에서는 볼거리가 꽤 됩니다.

    여행 컨셉을 잡을 때 참고할 만한 체크포인트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동선 밀도는 하루 최대 2~3곳으로 제한하고, 이동 시간은 편도 1시간 이내로 잡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 일요일에 문을 닫는 로컬 식당이 많으므로, 방문 예정 식당의 휴무일을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대만 버스는 손을 들어야 멈추는 방식이라, 아이와 함께 탈 경우 정류장에서 여유 있게 기다리며 손을 확실히 드는 연습을 미리 해두면 좋습니다
    • 1월 기준 실내(숙소 포함)가 의외로 춥기 때문에 긴 잠옷이나 실내용 보온 의류를 꼭 챙겨야 합니다
    요약: 가족여행은 동선 밀도를 낮추고 휴무일·이동 편의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우정여행과 가장 크게 달라지는 지점입니다

    대만 딤섬, 직접 먹어봐야 아는 맛

    대만에서 딤섬을 굳이 먹어야 하나 싶은 분들이 있는데, 저는 생각이 완전히 다릅니다.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 그 경험이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처음 먹었던 하가우(새우만 넣은 얇은 피의 딤섬)는 새우 육즙이 그대로 살아있어서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진짜 감동이었습니다.

    딤섬은 크게 몇 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쇼마이(새우와 돼지고기를 얇은 피로 감싼 만두 형태), 하가우(새우만 들어간 투명한 피의 딤섬), 차슈바오(돼지고기 바비큐인 차슈를 넣은 빵 형태의 딤섬)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차슈란 광둥식 바비큐 돼지고기로, 달콤짭짤하게 졸인 것이 특징입니다. 제 경험상 차슈바오는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잘 먹는 메뉴여서 가족여행 첫 끼로 추천할 만합니다.

    일반적으로 딤섬은 홍콩 음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대만 타이베이에서도 수준 높은 딤섬을 맛볼 수 있습니다. 딤딤섬(Din Dim 1968) 같은 곳은 타이베이 메인 스테이션 내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도 좋고, 여행자 할인 카드인 아이패스(iPASS)로도 결제가 가능합니다. 아이패스란 대만의 교통·결제 통합 카드로, 교통비 할인부터 일부 식당 결제까지 사용할 수 있는 카드입니다. 여행 전 미리 충전해두면 현금 없이도 이동과 식사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아이 동반 시 특히 편리합니다.

    연잎 닭고기 찰밥처럼 아이들이 좋아하는 부드러운 메뉴도 있어서, 딤섬 식사 자체가 다양한 맛을 경험시켜주기에 좋습니다. 한 테이블에 여러 종류를 올려놓고 조금씩 맛보는 방식이라, 편식이 있는 아이에게도 부담이 덜합니다. 대만관광청 공식 자료에 따르면 타이베이는 미식 도시로서 아시아 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출처: 대만관광청(Taiwan Tourism Administration)).

    요약: 딤섬은 하가우·쇼마이·차슈바오 등 다양한 종류를 조금씩 맛볼 수 있어 아이와 함께하는 첫 끼 식사로 손색이 없습니다

    바다를 보고 싶다면, 타이베이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대만 여행을 검색하면 타이베이 중심 정보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엔 타이베이에서 다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알아보니, 바다다운 바다를 제대로 보려면 타이베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더라고요. 이건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타이베이 북쪽의 예류(野柳, Yehliu)는 기묘한 해식 지형으로 유명한 해안 공원입니다. 해식 지형이란 파도와 바람이 오랜 시간 암석을 깎아 만들어낸 특이한 모양의 해안 지형을 뜻합니다. 버섯처럼 생긴 바위나 여왕의 머리 같은 형태의 암석들이 있어서 아이들 눈에는 자연 놀이터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타이베이에서 버스로 1시간 30분 내외로 접근 가능해 당일치기 코스로 넣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동부 해안 쪽으로 눈을 돌리면 화롄(花蓮, Hualien)이 있습니다. 화롄은 태평양을 직접 마주하는 도시로, 타로코 협곡(太魯閣, Taroko Gorge)과 함께 묶어 여행하는 코스가 인기입니다. 타로코 협곡이란 대리석 절벽이 수십 킬로미터에 걸쳐 이어지는 세계적인 자연 협곡으로, 대만 동부의 핵심 관광지입니다. 다만 화롄은 타이베이에서 기차로 2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최소 1박 이상 일정을 잡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론리플래닛(Lonely Planet)에서도 화롄을 아시아 추천 여행지 중 하나로 꼽은 바 있습니다(출처: Lonely Planet Taiwan - Hualien).

    우라이(烏來, Wulai)는 온천과 폭포가 있는 산악 마을로, 바다는 아니지만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꼬마 열차를 타고 폭포까지 이동하는 코스는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신나하는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이베이에서 버스로 1시간 내외라 이동 부담도 적습니다.

    요약: 바다를 목적으로 한다면 예류(당일치기)나 화롄(1박 이상)으로 타이베이 밖으로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아이와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우라이도 좋은 선택지입니다

    예전에 친구와 대만에 갔을 때, 망고빙수를 먹다가 머리가 띵해지도록 더위를 식혔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의 행복감을 아이들에게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이번 여행 계획의 출발점이 된 것 같습니다. 딤섬의 육즙, 야시장의 마늘 후추 소금 냄새, 그 모든 것들이 대만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가족여행과 우정여행은 컨셉 자체가 다르다 보니, 처음부터 다시 짜는 기분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바다를 보고 싶다면 예류나 화롄을 메인 목적지 중 하나로 넣고, 딤섬과 야시장 먹방은 타이베이에서 충분히 즐기는 구조로 잡으면 됩니다. 동선을 욕심 부리지 않는 것, 그게 아이와 함께하는 대만 여행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0Q1_BaHjd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