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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남아 여행지를 고를 때, 혹시 "바다 좋고, 물가 싸고, 아이들이랑 즐길 것도 많은 곳"을 찾고 계신가요? 저도 딱 그 조건으로 수도 없이 검색하다가 마나도라는 이름을 처음 마주쳤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마라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면 알수록 이건 그냥 지나치기 아까운 곳이더군요.

    2025년 10월, 한국에서 마나도로 향하는 직항 노선이 처음 열렸습니다. 비행 시간은 단 5시간 반. 푸꾸옥보다 가깝습니다. 그런데 아직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게 오히려 더 끌렸습니다.

    직항 노선이 생겼다는데, 왜 항공권 검색이 안 될까요

    마나도 여행을 결심하고 제일 먼저 한 게 항공권 검색이었습니다. 그런데 네이버 항공, 스카이스캐너, 카약까지 다 뒤져봐도 결과가 아예 안 나왔습니다. 처음엔 제가 철자를 잘못 입력한 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2026년 5월 현재 기준, 마나도 직항은 이스타항공의 전세기 단독 운항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전세기 운항이란, 항공사가 특정 여행사나 단체에 비행기 전체를 통째로 빌려주는 방식을 말합니다. 즉, 일반 항공권 예약 시스템에는 아예 올라오지 않고 특정 여행사 패키지나 제휴 채널을 통해서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아이들과 여행을 자주 다니다 보면 이런 구조가 얼마나 번거로운지 금방 체감됩니다. 날짜 맞추기도 어렵고, 타이밍 놓치면 표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제 경험상 이런 초기 노선은 미리 여행사에 직접 문의하고 일정을 고정하는 게 훨씬 빠릅니다.

    또 한 가지 고민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관광객이 적다는 건 분명 장점이지만, 현지 인프라가 얼마나 갖춰져 있을지 걱정도 됐습니다. 마나도 공항은 규모가 굉장히 작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환전소가 쭉 늘어선 여타 동남아 공항과 달리, 공항 출구 오른쪽에 ATM 하나 있는 정도가 전부라고 보시면 됩니다. 시내로 나가도 환전 가능한 곳이 제한적이고 운영 시간도 낮 시간으로만 열립니다.

    카드 사용도 시내 중심 상권에서는 어느 정도 되지만, 관광지 인근이나 부나켄 해양 국립공원 쪽 리조트는 현금만 받는 곳이 상당수입니다. 가이드 팁, 보트 비용, 입장료까지 현금 쓸 일이 생각보다 계속 생기기 때문에 루피아(IDR, 인도네시아 법정화폐)를 넉넉히 준비하지 않으면 여행 내내 불편함이 쌓입니다.

    교통 면에서는 시내 이동과 관광지 이동을 완전히 다른 문제로 봐야 합니다. 시내는 그랩(Grab)으로 충분히 해결됩니다. 그런데 탕코코 정글 투어나 토모혼 화산 지역처럼 외곽 관광지로 나가면 그랩이 거의 잡히지 않습니다. 화산 지형 특성상 길도 꽤 꼬불꼬불해서, 아이들과 함께라면 멀미약은 필수로 챙기시길 강력히 권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건 아니지만, 마나도를 다녀온 여행자들의 후기에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부분입니다. 관광지 이동은 현지 투어 차량과 기사를 하루 단위로 렌트하는 방식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 항공권: 일반 예약 사이트 검색 불가 → 여행사 패키지 또는 제휴 채널 통해서만 구매 가능
    • 환전: 공항 환전소 없음, 시내 환전처 제한적 → 출발 전 루피아 사전 준비 필수
    • 시내 교통: 그랩으로 해결 가능 / 관광지 이동: 현지 투어 차량 렌트 권장
    • 멀미약: 화산 지형 특성상 구불구불한 도로 많음 → 아이 동반 시 필수 준비물
    요약: 마나도는 전세기 단독 직항 구조로 항공권 일반 검색이 불가하며, 환전·교통 등 현지 인프라가 미비해 사전 준비가 여행 만족도를 크게 좌우합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가야 할 이유, 부나켄과 여행 물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후기 사진들을 처음 봤을 때, 이게 5시간 반 거리에 있는 바다가 맞나 싶었습니다. 에메랄드 그린과 딥블루가 섞이는 그 색감은, 흔히 말하는 동남아 바다 이미지를 훌쩍 넘어섭니다.

    마나도 앞바다에는 부나켄 해양 국립공원(Bunaken Marine National Park)이 있습니다. 부나켄은 전 세계 다이버들이 "죽기 전에 꼭 가야 할 다이빙 포인트"로 꼽는 세계 3대 다이빙 성지 중 하나입니다. 세계 3대 다이빙 성지란, 다이버들 사이에서 수중 생태계 보존 상태와 시야 투명도, 종 다양성 측면에서 최상위로 평가받는 세 곳을 말하며, 부나켄은 그 중에서도 해저 수직 절벽인 '드롭오프(drop-off)' 지형으로 특히 유명합니다. 드롭오프란 수심이 얕은 산호 지대에서 갑자기 수십 미터 심해로 떨어지는 지형을 말하는데, 그 경계 구간에서 스노클링만 해도 물고기 떼가 따라붙을 정도라고 합니다. 출처: UNESCO 생물권보전지역 지정 정보

    아이들이 바다를 좋아한다면 부나켄은 진심으로 매력적인 선택지입니다. 스노클링 장비만 있으면 배에서 바로 물에 들어가 열대어 군락을 볼 수 있습니다. 완전 무인도에 가까운 리아사 섬은 마나도에서 배로 20분 거리인데, 흰 모래와 투명한 수심이 거의 몰디브 수준이라는 후기가 여럿 눈에 띄었습니다.

    바다 외에 탕코코 자연보호구역(Tangkoko Nature Reserve)이라는 정글 투어도 마나도의 핵심 콘텐츠입니다. 탕코코는 안경원숭이(타르시어, Tarsier)의 서식지로 잘 알려진 국립 보호구역입니다. 타르시어란 눈이 극단적으로 큰 야행성 영장류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원숭이 중 하나로 분류됩니다. 동물원이 아닌 완전한 자연 서식 상태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다른 동남아 동물 체험과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아이들이 동물을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이건 제가 봐도 꽤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았습니다. 출처: IUCN 적색목록(멸종위기종 분류)

    여기에 마하우 화산(Mahawu Volcano)이나 토모혼 화산 지형 투어까지 더하면 하루는 바다, 하루는 정글, 하루는 화산이라는 식으로 여행의 결이 매일 바뀝니다. 이런 구성이 가능한 동남아 여행지는 생각보다 흔하지 않습니다.

    물가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마나도는 현재 관광객의 80~90%가 인도네시아 현지인으로, 외국인 여행자 기준으로 가격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부나켄 해양 국립공원 바로 앞에 위치한 리조트 기준으로도 성수기에 10만 원 미만, 평수기에는 6~7만 원대에 이용이 가능하다는 정보가 여러 경로에서 확인됩니다. 요즘 동남아 주요 여행지 리조트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생각해 보면, 이건 제 경험상 꽤 놀라운 수준입니다.

    한 가지 더, 마나도는 인도네시아 안에서 기독교 인구 비율이 약 95%에 달하는 지역입니다. 이슬람 문화권에 낯설거나 부담을 느끼는 분들에게는 이 부분이 꽤 의미 있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꽤 의외였습니다. 인도네시아라는 나라는 알지만, 그 안에 이렇게 결이 다른 지역이 있다는 건 직접 찾아보기 전까지 몰랐습니다.

    요약: 마나도는 세계 3대 다이빙 성지 부나켄, 희귀 야생동물 서식지 탕코코, 화산 지형 투어를 모두 갖춘 여행지로, 아직 현지 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지금이 가장 가성비 좋은 시점입니다.

    정리하면 마나도는 "완성된 여행지"는 아닙니다. 항공 접근성, 환전 불편함, 쇼핑 인프라 부족 같은 아쉬운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바다에서 놀고, 동물을 보고, 화산 지형을 체험하는 그 경험의 밀도는 웬만한 동남아 여행지보다 높아 보입니다. 저도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만큼 고민하게 만든 여행지는 오랜만이었습니다.

    건기인 3월 초부터 11월 중순 사이 시즌을 잡고, 여행사를 통해 항공과 숙소를 묶어서 준비하는 방식이 현실적으로 가장 무난해 보입니다. 관광 인프라가 더 갖춰지기 전, 지금이 마나도를 '발견하는 여행자'로 갈 수 있는 타이밍일 수 있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8yd_seC9sA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