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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상하이가 10년 전 기억 그대로일 줄 알았습니다. 출장과 어학연수로 두 번 다녀왔던 그 도시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하고 있더군요. 신천지 쇼핑부터 마라 훠궈, 그리고 제가 아직 못 가본 상하이 디즈니랜드까지. 이번 글에서는 상하이 여행을 계획 중인 분이라면 꼭 알아두셔야 할 것들을 제 경험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신천지 쇼핑, 쇼핑을 싫어하는 저도 지갑을 열었습니다
쇼핑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상하이 신천지(新天地)에서는 달랐습니다. 10년 전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저는 정말 한참을 돌아다녔습니다. 유럽풍 석고문 양식 건물 사이로 편집숍, 카페, 팝업 스토어가 층층이 들어선 구조가 독특했고, 그냥 구경만 하려다가 어느새 쇼핑백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 기억이 지금도 선명합니다.
신천지는 상하이의 대표적인 복합 문화 상업지구(Mixed-Use Commercial District)입니다. 여기서 복합 문화 상업지구란, 쇼핑과 식음료, 문화 콘텐츠가 하나의 구역 안에 통합된 공간을 뜻합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체험과 감성 소비가 중심이 되는 방식이죠. 실제로 이곳에는 팝마트(POP MART) 같은 아트토이 전문 편집숍부터 중국 로컬 디자이너 브랜드, 인기 젤라또 가게까지 다양하게 모여 있습니다.
라부부(LABUBU) 피규어 언박싱을 현장에서 직접 보니 왜 사람들이 줄을 서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팝마트의 블라인드 박스(Blind Box) 문화, 즉 열어보기 전까지 어떤 캐릭터가 나올지 모르는 랜덤 패키지 방식은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중국 MZ세대 소비를 이끄는 핵심 키워드로 꼽힙니다(출처: KOTRA 해외시장뉴스). 제가 직접 본 현장 분위기는 그 이상이었습니다. 빨간 라부부가 나왔을 때 그 자리가 잠시 들썩였습니다.
신천지에서 쇼핑할 때 알아두면 좋은 포인트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알리페이(Alipay) 또는 카카오페이 QR로 결제하면 편하고, 카카오페이는 200위안 이상에서 붙는 수수료 3%를 피할 수 있습니다
- 팝마트, 슈슈/통 같은 편집숍은 내부 촬영이 금지된 곳도 있으니 입장 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 차지(Chagee) 등 현지 밀크티는 당도 선택이 가능한데, 처음엔 중간 이상 당도로 주문하는 편이 한국인 입맛에 맞습니다
- 신천지 일대는 걷는 구간이 상당하므로 편한 신발은 필수입니다
훠궈 맛집, 10년이 지나도 그 맛이 그리운 이유
한국에 돌아와서 훠궈를 먹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상하이 출장에서 돌아온 직후 서울 훠궈 전문점을 찾아갔습니다. 솔직히 실망스러웠습니다. 분명히 비슷한 재료인데 뭔가 달랐습니다. 마라탕(麻辣燙) 특유의 얼얼하면서도 자꾸 손이 가는 그 맛, 현지에서 먹었던 그 느낌을 한국에서는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훠궈는 마라(麻辣) 육수에 각종 재료를 직접 넣어 익혀 먹는 중국식 샤브샤브입니다. 여기서 마라란 화자오(花椒, 산초)의 마비되는 듯한 저릿한 맛 '마(麻)'와 고추의 매운맛 '라(辣)'가 결합된 것으로, 단순한 매운맛과는 질감 자체가 다릅니다. 얼얼하면서도 계속 당기는 이유가 바로 이 마라의 중독성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처음 먹을 땐 얼굴이 빨개질 만큼 강렬한데,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상하이의 하이디라오(海底撈)는 셀프 소스바가 특히 유명합니다. 원하는 소스를 직접 조합해 나만의 딥핑 소스를 만드는 방식인데, 처음엔 뭘 넣어야 할지 몰라 눈대중으로 넣다가 꽤 이상한 조합이 완성되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레시피가 왜 존재하는지 그 자리에서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한국 하이디라오와 맛이 거의 같다는 점은 반가운 사실이었습니다.
현지인들이 6시간을 기다려서 간다는 양꼬치 전문점도 있습니다. 새벽 1시에도 백화점 옥상 푸드코트 앞에 사람이 가득하다는 게 처음엔 믿기 어려웠지만, 실제로 그 분위기는 상상 이상이라고 합니다. 네 명이 배가 터지도록 먹어도 10만 원이 채 안 나온다는 가격도 인상적입니다. 이는 중국관광국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확인되듯, 상하이의 외식 서비스 가격은 인건비 경쟁 구조 속에서 한국 대비 낮게 형성되어 있습니다(출처: 중국국가여유국(CNTO)). 맛과 가격 모두 한국에서는 재현하기 어려운 경험입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 사람이 많아도 가야 할 이유가 있습니까
저는 아직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사람이 너무 많다는 말에 선뜻 엄두를 못 냈습니다. 그런데 둘째 아이가 디즈니 캐릭터를 너무 좋아하는 걸 보면서, 언젠가는 꼭 데려가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와 어떻게 다를지, 나라마다 테마파크가 어떤 개성을 갖는지도 솔직히 궁금합니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의 특징 중 하나는 패스트패스(Fast Pass) 시스템, 즉 인기 어트랙션의 대기 줄을 건너뛸 수 있는 우선 탑승권 제도입니다. 여기서 패스트패스란 유료로 구매하면 일반 대기 없이 지정 탑승이 가능한 티켓을 말합니다. 입장 후 매표소 앞까지 걷는 데만 6,000보가 나올 만큼 규모가 크고, 주토피아(Zootopia) 존에 입장하는 데만 60분, 내부 어트랙션 대기까지 합치면 210분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 슈퍼 패스(유료 우선 탑승권)를 구매하면 그런 대기 없이 각 존에 바로 입장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입장권 외에 슈퍼 패스까지 더하면 1인당 30만 원 안팎이 됩니다. 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긴 대기 줄 속에서 하루를 보내다가 어트랙션을 세 개 타고 해가 지는 것보다는, 아이와 함께 주토피아 횡단보도 앞에서 사진도 찍고 마블 존도 둘러보는 게 훨씬 값어치 있는 하루가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그런 하루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또 한 가지, 중국 테마파크 문화에서 눈에 띄는 점은 틱톡(TikTok) 촬영 문화입니다. 틱톡이란 중국 바이트댄스가 개발한 숏폼 영상 플랫폼으로, 중국 내에서는 더우인(抖音)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됩니다. 공원 내 매장에는 삼각대와 조명을 갖춘 촬영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입니다.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 페이스대로 움직이는 분위기는 처음엔 낯설 수 있지만, 적응하면 오히려 편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상하이는 10년 전 기억과 많이 달라졌지만, 그 도시가 주는 설렘은 여전한 것 같습니다. 신천지에서 쇼핑하고, 훠궈로 저녁을 마무리하고, 동방명주(東方明珠) 야경을 바라보던 그 감각이 지금도 간간이 떠오릅니다. 아직 가보지 못한 디즈니랜드는 언젠가 아이 손을 잡고 꼭 가보고 싶습니다. 상하이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이 글이 작은 길잡이가 되었으면 합니다.